똥은 왜 계속 묻어 나오는걸까....ask
조회 : 727
추천 : 7
24-05-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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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싼 뒤 휴지를 접어 똥꼬를 비볐다
그런데 휴지를 3번째 뽑아서 똥꼬를 비볐는데도
계속 휴지에 똥이 묻어나오는 것이다
처음엔 그냥 생각없이 휴지를 뽑아서 무작정 비벼댔으나
10번동안 계속 비벼도 똥이 묻어나올때 즈음엔 오기가 생겨버릴 수 밖에 없었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스무번 서른번 마흔번 계속 똥꼬를 비벼도
결국 똥은 계속해서 묻어 나왔다
이쯤되니 오기는 어느새 지친 의문으로 변하게 됐다
"난 그저 두 덩이의 똥만 쌌을 뿐인데 어째서 계속 똥이 묻어나오는 걸까"
내가 싼 것은 무한의 똥일까
아니면 내가 소화했던 음식들이 계속 똥으로 공급되는 중이었던 걸까
거의 50장의 휴지를 썼을 때는 이젠 내가 싼 것이 똥이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워졌다
난 계속 묻어나오는 똥들을 뒤로하고 그냥 팬티를 올리고 변깃물을 내려 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똥을 싸고 나서 똥꼬를 비비자
50장이나 비벼도 계속 묻어나오던 똥들이
이제는 5장도 지나지 않아 그쳐 버그다.
휴지에는 내가 비볐던 것들이 똥이었음을 증명하는
갈색의 희미한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그랬다
이 무한의 똥을 멈추는 방법은
그칠 때까지 휴지로 비비는 것이 아닌
팬티를 올리고 변기에서 일어나 그저 잊어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었던 것이다
똥이란 어쩌면 우리가 갖고 있는 마음 속 상처가 아닐까
미래에 대한 걱정과 당장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
그리고 어떻게 해도 아물어지지 않는 과거의 상처들
이건 아무리 닦아내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계속 묻어나오는 똥인 게 아닐까
상처가 새겨지더라도 그 변기에 계속 머물 수는 없는 법
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이 변기에서 일어나
깨끗이 물을 내려 잊어버리고 계속 인생을 걷는 것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길을 걷고 걷다 보면
어느 새 마음의 상처는 지워져 있겠지
비록 갈색의 희미한 흉터가 남아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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