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흐름바꾼블로킹현대캐피탈문성민"워밍업존서계속생각했죠" > 스포츠뉴스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제치고 1위로 다시 올라섰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대한항공과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2 25-19 22-25 25-23)로 이겼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부가 결정된 4세트에서 17-21로 끌려가고 있었다. 대한항공이 해당 세트를 가져와 5세트로 경기가 이어갈 분위기였다. 그런데 신펑을 대신해 교체로 코트로 나온 문성민의 블로킹 하나로 흐름이 바뀌었다.

현대캐피탈은 레오가 시도한 퀵오픈 공격이 통해 18-21을 만들었고 다음 랠리에서 문성민이 대한항공 정한용이 때린 퀵오픈 공격을 가로막았다. 19-21로 점수가 좁혀졌고 대한항공은 상대 흐름을 끊어야했다. 그런데 다음 랠리에서 그러지 못했다. 정한용이 때린 스파이크가 라인을 벗어나면서 현대캐피탈이 점수를 올렸다.

이후 레오의 공격이 통하고 대한항공 막심이 시도한 후위 공격은 라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연속 득점으로 22-21로 역전했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의 후위 공격이 성공, 23-21을 만들었다. 대한항공도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막심의 후위 공격에 이어 정한용이 레오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저지하며 23-23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뒷심에서 현대캐피탈이 앞섰다. 레오의 공격과 세터 이준협이 가로막기에 성공, 2연속 점수를 얻으며 세트가 종료됐고 현대캐피탈 승리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승리 주역은 아니었지만 교체로 코트로 나온 팀내 '맏형' 문성민(38)은 경기 후 동료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하며 정리 운동을 했다. 이런 그를 만났다. 문성민은 "인터뷰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어색하다"며 웃었다. 그는 "(블로킹이)시즌 개막 후 첫 득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부분 의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성민은 이날 대한항공과 밎대결 전까지 6경기(7세트)에 출전했는데 공격, 서브, 블로킹을 포함한 개인 득점이 '0'이었다. 경기대 재학시절부터 독일과 튀르키예(터키)리그를 거쳐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서 뛰는 동안 손꼽히는 스파이커로 꼽혔지만 이제는 다르다. 맡고 있는 역할은 한정돼있다.

예전과 달리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 주로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교체 투입은)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 건 맞다"며 "그 한 번의 플레이로 평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문성민은 4세트 24-23으로 앞선 가운데 서브도 넣었다. 서브 에이스가 돼 경기가 끝났다면 소속팀 승리 마지막을 자신의 손으로 장식할 수 도 있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에 '좀 더 강하게 (서브를)넣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10년 전이라면 그렇게 했을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다르다. 어떻하면 범실하지 않고 흐름을 유지하고 이어갔으면 하는 생각이 우선"이라고 얘기했다.

문성민은 "(4세트에서) 교체 투입됐을 때 어느 정도 분위기가 상대쪽으로 넘어갔다고 봤다. 내 생각에도 신펑이 많이 지쳐보였다"며 "그래서 코트로 들어갈 것 같다고 봤다. 다음 세트(5세트)를 준비하는 과정이구나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워밍업존에서 계속 몸 풀고 있을 때 블로킹에 대해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트레이닝이 도움이 됐을까. 현대캐피탈에게 중요한 블로킹을 성공했다. 문성민은 이날 승리 공을 팀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이)준협이가 위닝 포인트가 되는 블로킹을 잡았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블로킹 위치를 서로 바꾼 건데 막심이 시도한 후위 공격을 잡아낸거라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준협이도 그렇고 김선호, 정태준, 임성하, 김진영 등 교체 선수들 기량이 정말 많이 늘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9승 2패(승점26)이 됐다. 2위 대한항공(8승 4패 승점25)과 비교해 2라운드에서 한 경기를 덜 치렀다(대한항공은 이날 경기로 해당 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쳤다). 오는 6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KB손해보험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대한항공과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문성민은 "팀이 2라운드들어 더욱 단단해진 것 같다"며 "선수들도 잘하고 싶어하고 경기에서 이기려고 하는 욕심도 더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더스파이크 / 류한준 기자 hantaeng@thespik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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