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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눈물쏟은'깎신'주세혁감독“만리장성향한선수들도전정신자랑스럽다“[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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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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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한 국가가 이렇게 오랫동안 한 종목을 지배한 적이 없다. 우리 선수들의 도전정신을 생각하면….“

주세혁 남자탁구 대표팀 감독이 남자탁구가 파리올림픽 단체전 8강에서 멈춰선 후 왈칵 눈물을 쏟았다.

장우진(29·세아·세계13위), 임종훈(27·한국거래소·세계 29위),조대성(21·삼성생명·세계 21위)으로 구성된 남자탁구 대표팀은 6일 오후 5시(한국시각)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펼쳐진 파리올림픽 남자 단체전 8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에 매치 스코어 0대3으로 패했다.

스코어는 완패지만 내용은 끈질겼다. 2단식 임종훈은 파리 단식 금메달리스트 판젠동을 상대로, 장우진은 세계1위 왕추친을 상대로 팽팽한 랠리를 이어가며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만리장성의 철벽은 이번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8강에서 파리 여정을 마무리한 후 믹스트존에 선 주세혁 감독은 “상대성 경기에서 한 국가를 상대로 20년 넘게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전하는 자체가 두려운 일인데 우리 선수들이 진짜 잘해주고 있다“고 했다. 후배 선수들의 도전정신을 이야기하던 주 감독이 그만 눈물을 쏟았다. “우리 선수들 생각만 하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선수 시절 세계 최고의 수비 전형 선수로 인정받았고, 2003년 이곳 파리에서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 감독은 선수 시절에도 눈물 한번 보인 적이 없는 담담한 성격이다. 사령탑으로 나선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놓친 후 '월드클래스 깎신'이 눈물을 보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마지막으로 은메달을 딴 후 2016년 은퇴를 미루고 선후배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자청했다. 그러나 이상수 ,정영식 등 후배들과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놓친 이후 12년째 메달이 없는 것에 대한 책무감이 늘 마음을 괴롭혔다. 2021년 도쿄올림픽 남자탁구 노메달 후 남자대표팀 사령탑을 자청한 이유였다. 그만큼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남자탁구의 메달 명맥을 잇는 것은 주 감독이나 그와 현역 생활을 함께 했던 장우진 등 후배 선수들 모두에게 간절한 열망이자 소명이었다.

애써 눈물을 누른 주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도전정신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돌산에 끊임없이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처럼 세상에 안되는 줄 알면서도 도전하는 일처럼 외롭고 힘든 건 없다. 안될 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주눅 들지 않고 끝까지 도전한 후배들의 용기와 꺾이지 않는 정신에 찬사를 보냈다.

주 감독은 “매번 다른 상대에게 지는 것은 계속 도전할 수 있는데 어느 한 나라에 몇십 년간 지는 것을 계속 도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면서 “대진은 저도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든다. 5번 시드를 받았고 8강에서 중국을 만났다. 우리가 중국 외의 다른 나라와의 승률이 절대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중국을 이긴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어느 나라도 중국을 이긴 적이 없다. 쉽지 않은 줄 알지만 우리 선수들은 중국을 상대로 계속 도전한다. 20년간 계속해서 져온는 상대에게 물러서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우리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장우진은 소속팀 없이 외롭게 견디던 시절, 형처럼 매니저처럼 자신을 품은 주 감독을 향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장우진은 “열악한 상황에서 올림픽을 준비했다. 혼자 마음 고생도 많았고 또 혼자 강하게 마음 먹으려고 했고 사람들이 '안 된다'라고 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는데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주 감독님은 감독님이지만 형같이 선배같이 해주셨다. 그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다. 3년 정도 같이 했는데 탁구도 배웠지만 결국엔 인생을 배웠다. 이렇게 해야 더 큰 선수가 되고 더 큰 사람이 된다는 것, 탁구가 끝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많은 감독님들을 거쳐왔지만 역대 대표팀 감독님 중 가장 편안하게 해주셨고, '이런 식으로 해야 우리 한국 탁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주신 분“이라고 했다. 마지막 한마디는 이랬다. “감독님이지만 그냥 선배한테 하듯 '형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테러 태그 방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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