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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역전의명수'안세영“긴장해서그런건데..일부러1세트내주는거아네요“[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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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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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일부러 1세트 내주는거 아네요.“

'셔틀콕 여왕' 안세영(22·삼성생명)의 미소였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4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세계 8위)에 2대1(11-21 21-13 21-16)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도쿄 대회서 당시 배드민턴 최연소 대표로 나서 8강에서 탈락했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은메달을 확보하며, 개인 첫 올림픽 메달을 확정지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서 금메달을 획득한 방수현 이후 28년만에 한국 여자단식에 메달을 안겼다.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안세영은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한국 배드민턴의 마지막 희망이다. 2012년 런던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올림픽 3회 연속 노골드'에 그친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렸다. 최대 금메달 3개에 도전했다. 하지만 아쉽게 혼합복식에서 은메달 1개만을 수확했다. 남자복식은 아쉽게 4위에 머물렀고, 여자복식은 모두 8강에서 여정을 멈췄다.

안세영은 현재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단식 1위다. 한국 선수로는 방수현 이후 27년만에 등장한 세계 톱랭커다. 안세영은 지난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차원이 다른 경기력으로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거머쥐었다. 훈장도 있었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서 당한 오른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재활에 집중한 안세영은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최근 펼쳐진 싱가포르오픈과 인도네시아오픈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금메달 기대감을 높였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조별 예선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심리적으로도 불안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8강부터 본래 기량을 찾았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첫 세트를 내준 후 모두 역전승에 성공했다. 1세트를 다소 불안하게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모습을 보이며, 마지막에는 상대를 확실하게 제압했다. 경기 후 만난 안세영은 “일부러 1세트를 주는거 아니다.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그렇다. 안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고 했다. 이어 “먼저 세트를 준다는게 엄청 부담스럽다. 하지만 정신은 더 번쩍 들게 하니까 그게 오히려 더 나를 계속 몰아붙이게 되는 힘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많다기 보다는 1점만 생각하고 한다. 전에는 너무 욕심도 많고 성급했는데, 경험이 쌓이다보니 편해진다. 1점 씩 쌓으면 언젠가 따라잡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4강전을 앞두고 희소식이 전해졌다. 금메달의 가장 큰 경쟁자로 꼽혔던 '세계 2위' 천위페이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같은 중국의 허빙자오에 패했다. 금메달 경쟁자들이 모조리 탈락했다. 세계 3위 타이쯔잉(대만)이 예선 탈락한데 이어 천위페이 마저 4강행에 실패하며, 안세영의 결승 상대로 예정된 선수들이 모두 일찌감치 낙마했다. 안세영은 압도적인 기량에 대진운까지 따르는 모습이다. 안세영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늘 말했듯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라 생각했다. 천위페이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 잘하고, 올림픽은 변수가 너무도 많다. 천위페이가 떨어졌다고 나에게 금메달을 주는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붙어보고는 싶었다. 그림은 딱 멋있었다. 아쉽지만 우승을 해야하기 때문에 굳이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누가 올라오든 내걸 해야 이길 수 있기에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가 INFJ라 상상을 정말 많이 한다. 세리머니도 많이 상상하고, 이 상상 때문에 잠도 못자고 몸도 막 굳을 정도“라며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꿈꾸던 무대에서 포기 않고, 달려올 수 있었다. 들뜬 마음을 내려놓기 아쉬울 정도로 힘들지만, 내일 경기에서 정말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테러 태그 방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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