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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마음가짐편해,천직인가싶기도”KB코치된하현용의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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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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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관리를 안 해도 돼서 마음가짐이 편해졌어요. 천직인가 싶어요. 선수 때는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생각도 했었거든요.”

최근 V-리그 원년 멤버들이 대거 코트를 떠났다. 하현용 KB손해보험 코치도 그중 하나다. 하코치는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순위로 LG화재(현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2019년 우리카드로 이적한 뒤 2022-23시즌부터는 두 시즌 간 삼성화재에서 활약했다. 그 뒤로는 친정팀 KB손해보험에서 코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아직 새내기 코치다.

지난 27일 경기 수원 KB손해보험 인재니움에서 만난 하 코치에게 코치 생활을 물었다. 그는 “코치가 돼 보니 선수들의 다른 면도 다 눈에 들어오고, 선수 때는 몰랐던 고충들도 알 수 있게 됐다”며 “KB손해보험에서 한국인 코치는 나뿐이다. 주위에서 혼자 힘들겠다고 많이 말씀해 주시는데, 아직은 잘 못 느끼고 있다. (코치 경력이) 얼마 안 되긴 했지만, 선수 때보다 더 잘 맞는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3월 KB손해보험은 구단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했다. 스페인 국적의 미겔 리베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리베라 감독은 비선수 출신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전력 분석관부터 차근히 단계를 밟은 케이스다. 하 코치는 “사실 감독님이 선수 출신인 줄 알았다. 언제 은퇴했냐니까 자기는 (선수 생활을 안 해서) 은퇴한 적이 없다더라”며 “처음에 감독님이 전력 분석할 줄 아냐고 묻더라. 선수 생활 동안 배워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기회가 없었다. 이번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때 잠깐 배웠다"고 전했다.

이어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때) 코치들끼리 늦게 새벽까지 편집한 영상을 보면서 선수들을 분석했다. 각자 생각을 얘기하고 그걸 종합했는데, 회의 시간이 상당히 길었다. 다른 팀도 이렇게 하는진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하는 게 맞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 코치는 V-리그에서 선수 경력으로만 20년을 꽉 채웠다. 워낙 선수 생활을 오래 한 바람에 남들보다 코치직 입성이 훨씬 늦어졌다. 하 코치는 “보통 다들 일찍 코치 길로 들어선다. 후배들도 이미 팀에서 코치 경력이 많이 있다. 지금 팀에서 감독도 수석코치도 다 나보다 어리다. 그렇지만 (지도자 경력으로는) 나보다 훨씬 선배고, 오랜 기간 같이 지내보니 배워야 할 면이 많다고 느꼈다. 팀에서 같이 있는 동안 (노하우를) 다 빼먹어야겠다고 생각 중”이라며 웃었다. 

선수 생활 말년인 삼성화재 시절 하 코치는 이전만큼 코트에 많이 오르지 못했다. 그가 은퇴를 결심한 계기기도 하다. 그는 “삼성에 트레이드된 후로 활약을 별로 못했다. 좋은 선수도 많았고, 또 내가 (코트에) 들어가서 잘 못했기 때문에 밀려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수 생활을)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욕심만 부릴 순 없었다. 앞으로 선수로만 살 순 없으니 휴가 기간에 고민을 좀 하다가 팀에 먼저 (은퇴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뒤에 또 (은퇴 후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을 때 (KB손해보험에서) 먼저 연락이 와주셔서 다행히 공백기 없이 이어 나가게 됐다. 속으로는 은퇴 타이밍이 이르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선수 시절 하 코치는 유난히 우승과 연이 없었다. V-리그 20시즌을 소화하는 동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지도자로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픈 마음이다. 그는 “LG화재에서 뛸 때 이 팀에서 은퇴하기 전에 꼭 우승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루지 못하고 우리카드에 트레이드돼 아쉬운 마음이 컸다. 이후 다른 팀에서도 (우승에) 도전했는데 잘 안됐다. 지도자로라도 우승해야 하지 않겠나 막연히 생각은 했었는데, 이제 코치로 첫발을 뗐다. 그런 목표로 (코치 생활을)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 코치는 소속팀 KB손해보험에 대해 “지난 시즌 선수로서 밖에서 봤을 때 KB손해보험이 (성적 측면에서) 많이 안 좋았다. (KB손해보험은) 이렇게까지 떨어질 팀이 아니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나 심리상태가 안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치로 와서는 그런 부분들을 더 신경 쓰려고 하고 있다. 또 감독님이 외국인이다 보니 심리적인 부분은 내가 더 잘 신경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는 감독님이 바라시는 게 있으니 (잘 조화해서)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더 나은 다음 시즌이 되게 하겠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하 코치는 “외국인 코칭스태프와 한국 선수 사이에서 내가 가교 역할을 잘해야 할 것 같다. 감독님과 동료 코치들이 (한국 선수들의 특징에 관해) 많이 물어보더라. 그런 걸 잘 설명해 줘야 할 것 같고, 또 감독과 코치의 생각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되게 하는 것도 내 위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코치의 지도자 생활은 순항 중이다. 코치가 선수보다 적성에 더 잘 맞는다는 하 코치다. 그는 “몸 관리를 안 해도 돼서 마음가짐이 편해졌다. 천직인가 싶다. 선수 때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요즘 살찌는 걸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는 중”이라며 웃었다.

끝으로 팬들에게도 한마디 남겼다. 하 코치는 “은퇴하면서 팬분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못 드린 것 같은데, 한국배구와 프로배구 그리고 나를 사랑해 준 팬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사진_수원/송현일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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