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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무적(無籍)의톱랭커'장우진,무적(無敵)이되다[진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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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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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남자탁구 국가대표 장우진(28·세계 13위)은 대한민국 톱랭커다.

지난해 6월 이후 장우진은 소속팀이 없는 '무적' 상태다. '레전드' 김택수 감독의 애제자, 미래에셋증권 원클럽맨이었던 '최대어' 장우진 영입을 둘러싼 한바탕 소동이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장우진은 소속팀 없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 단체전과 복식 은메달, 단식과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올림픽서도 혈혈단신, 믿을 건 '장우진' 이름 세 글자뿐이다.

지난 11일 '별들의 전쟁'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사우디 스매시, 장우진은 한국 탁구 사상 첫 남자단식 4강에 이름을 올렸다. 32강서 '중국의 자존심' 마롱(세계 3위)을 3대0으로 돌려세웠다. 8강선 '프랑스 10대 대세' 펠릭스 르브렁(17·세계 5위)을 4대1로 꺾고 4강에 이름을 올렸다. 4강에서 '초상승세의 독일 에이스' 파트릭 프란치스카(31·세계 9위)에 게임스코어 3대3, 8-5로 앞서다 역전패했지만 '돌아온 에이스' 장우진의 존재감은 시종일관 눈부셨다. 사우디에서 돌아온 장우진과의 인터뷰는 경기도 의왕의 최원진 탁구클럽 한구석에서 진행됐다. '무적' 장우진 뒤엔 '깎신' 주세혁 남자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주 감독이 단체전 은메달 멤버로 활약한 2012년 런던 이후 올림픽 탁구 메달 역사가 끊겼다. 12년 만의 메달을 위해 톱랭커의 경기력 유지를 지상과제 삼았다. 대한탁구협회와 주 감독의 지원 아래 장우진은 폴란드, 사우디리그 등을 뛰면서 자비로 WTT 대회에 참가하며 파리행을 준비중이다. 대표팀 소집기간 외엔 주 감독이 네트워크를 총동원, 실업팀 파트너를 섭외하고, 클럽 탁구장을 대여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 때보다 헝그리하고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장우진은 “작년 6월 계약 종료 후 바닥까지 갔었다. 하지만 내 DNA 탓인지 어느 순간 '팀도 없고, 돈도 많이 못벌지만 날 보여줄게, 날 놓친 걸 후회하게 해줄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복수는 나의 힘'이다. “복수는 내가 더 잘하는 것, 내가 잘 사는 것이다. 그 생각이 버팀목이 되더라“며 미소 지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올림픽이다. 올림픽을 통해 탁구선수로서 내 가치를 올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무소속'인 날 믿어주시고 길을 열어주셨다.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단 것, 돈보다도 가치를 선택해야겠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결국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시련을 겪은 만큼 더 강하고 감동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최악의 시기, 사우디 스매시 4강은 큰 힘이다. “마롱을 처음 이겼다. 현장 해설자도 3대0 승리는 드물다고 하더라“고 했다. “지난 1월 카타르 파이널 1회전서 0대3, 아무것도 못해보고 졌다. 그 패배가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마롱 뒤 왕하오 감독, 장우진 뒤 주세혁 감독의 지략 대결, 마롱을 꿰뚫고 있는 '백전노장' 주 감독의 벤치가 승리했다. 장우진은 “대표팀에서 2년간 함께하면서 감독님께 전략, 심리 등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주 감독님이 벤치에 계시단 건 자부심이다. 중국 선수들도 '와!' 하는 분이다. 오랜 기간 월드클래스 선수로 뛰신 만큼 정말 작전, 전략이 다양하다. 감독님과 함께하는 건 행운“이라고 말했다. “선수로 함께 뛰던 형이 감독님이 됐다. 감독님껜 모든 걸 다 말할 수 있고 무엇이든 해결해주신다는 믿음이 있다. 무엇보다 타임아웃 때 확실한 작전을 주시는 게 제일 좋다. 일방적으로 요구하시는 게 아니라 선수가 잘하는 기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해주시고 결국엔 선수 스스로 선택하게 하신다“며 '주세혁 리더십'을 설명했다.

프란치스카에게 역전패, 결승행을 놓친 후엔 분해서 잠을 못 이뤘다. “어이 없고 억울했다. 진 경기를 잘 안보는데 경기 끝나자마자 영상을 찾아 수백번 돌려봤다“고 했다. “상대 선수가 잘한 거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승 욕심에 급해지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렸다“고 패인을 돌아봤다. 장우진은 “어쨌든 2018년 이후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은 오랜만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이 생겼다“며 웃었다.

주세혁호는 파리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메달에 도전한다. 주 감독은 “선배로서 부담주고 싶지 않다“지만 말하지 않아도 후배들은 감독의 열망을 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서른여섯 나이에 후배들을 이끌고 마지막 국대로 나섰던 주 감독은 그날 이후 한국 탁구가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걸 '마음의 빚'으로 여긴다.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온 이유이고 탁구인으로서 가장 큰 소명“이라고 했다. 첫 도쿄올림픽서 메달을 놓친 장우진은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 의무를 마쳤다. “탁구에 대한 목표가 더 뚜렷해졌다. 병역특례가 아닌 탁구, 올림픽 메달 자체를 위한 도전“이라고 했다. “나도 한국탁구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된다. 파리올림픽 메달은 내 탁구 인생 최고의 목표“라며 눈을 반짝였다.

장우진은 31일 중국 충칭 WTT챔피언스에 나선다. 세계 30위 내 에이스들만의 진검승부, 1회전 상대는 다시 프란치스카다.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의왕(경기도)=전영지 기자 테러 태그 방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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