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일주일 여행 후기(1/3)
조회 : 471
추천 : 3
24-04-0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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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썼고, 퇴고도 없어서 가독성이 낮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첫째날.
기억을 되짚으면, 약 20시간의 경유 비행을 마치고, 월요일 점심 카이로에 도착했다. 우버를 부르고 싶었지만 제한구역인 탓에 현지 택시와의 직접 협상에 내몰렸다. 약 2만원 가량을 요구했고 그로인한 마찰을 빚었다. 때마침 비행기 옆자리에서 담소를 나눴던 현지 의사가 곤란을 겪는 본인을 보고 시내까지 에스코트를 제안했다. 당연히 제안에 응했고, 함께 동행하게 된 그는 나에게 넘치는 친절을 베풀었다. 뉴 카이로에 위치한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베풀고, 오늘만큼은 휘하 직원이 내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다고 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궁궐같은 그의 집에서 이집트 전통 식사를 체험했다. 언급한 부하직원의 가이드와 함께 국립 미라 박물관, 국립 카이로 박물관 투어(폐장을 앞둬 다음날을 기약함)를 할 수 있었다. 넘치는 호의를 받았고,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인연을 정리했다. 원래 예약해둔 호스텔로 지친 몸을 옮겼다. 대략 10인실 남녀 혼숙의 열악한 숙소였다. 옆자리에 자리잡은 프랑스 커플과 스몰토크 끝에 추천받은 병아리콩 요리로 유명한 이집트 전통 음식점에 동행을 제안했다. 그들 역시 무료했는지 흔쾌히 응했고, 카이로 밤거리로 나섰다. 무법의 이집트 밤거리였다. 고속도로, 일반도로를 가리지 않고 무단횡단자가 즐비했고 거리로 내몰린 아이들이 지천에 깔렸다. 소매치기를 조심하며, 인파를 헤치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병아리콩 요리 3인분, 콜라 3개까지 합쳐 대략 5000원. 나눠서 계산하기 애매해서 생색도 낼 겸 기분좋게 계산했다.프랑스 커플 중 여자가 함께 맥주를 마시자고 제안하였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 특성 상 판매처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우리는 맥주 가게를 찾아 대략 2시간동안 밤거리를 헤맸다. 결국 메리어츠 호텔 옥상에서 럭셔리한 이집트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렇게 여행 첫날이 저물었다.
둘째날.
아침 일찍 프랑스 커플과 함께 어제 못다한 국립 카이로 박물관 투어를 시작했다. 박물관 앞에서 후덕한 가이드 아저씨와 간단한 협상을 마치고 바로 투어에 돌입하였다. 투탕카멘 마스크를 필두로 여러 찬란한 유물은 이집트 여행의 정수였다. 오전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프랑스 커플과 내일 피라미드 투어를 약속하고 갈라졌다. 오후부턴 호스텔 직원과 개인적으로 약속한 카이로 근교 쓰레기 마을 투어를 시작했다. 쓰레기 마을이란 이슬람이 다수인 이집트 사회에서 박해받는 소수의 콥트 기독교 신자들의 집단 거주지였다. 억압받는 자들의 마을이었다. 도착 5분전부터 역겨운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도착해서 목도한 현실은 더욱 처참했다. 집안 곳곳 처리중인 쓰레기로 넘쳐났다. 한마디로 이들은 쓰레기와 동거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고 스스로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근원적 의문을 가슴속에 던졌다. 투어를 마치고 함께 동행해준 그녀와 뉴 카이로 시내의 멋드러진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와 와인을 즐겼다. 심신은 몹시 지쳤지만 피라미드 뷰 선라이즈를 꼭 보겠다는 일념 하 호스텔에서 짐을 챙겨 택시에 몸을 실고 기자로 이동하였다. 이동 중 바라본 피라미드는 거대했다. 피라미드 뷰 옵션을 포함해 비싼 값에 예약한 호스텔은 역시 제값을 하였다. 미국에서 왔다는 옆자리 흑인 아저씨와 대화 삼매경에 빠졌다. 참전용사였던지 아랍에 대한 적개심이 강해보였다. 나는 3000년전엔 이집트 역시 미국만큼 초강대국었지만 저물었을 뿐이다. 영원한 제국은 없다. 우리 둘 다 선진국에 태어난 운을 인정하고 겸손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그는 쉽게 납득해주었다. 우리는 맥주잔을 부딪치며 사이좋게 넷플릭스를 보았고 둘째날이 저물었다.
앞으로 예고편. 이집트 피라미드 투어 사기꾼과의 한판승부, 수난 내전으로 이집트 넘어온 난민 가족과의 저녁식사, 유럽 친구들과의 아부심벨 신전 투어, 아르헨티나 아저씨와 바디랭귀지 우정나누기.... 아스완 나일강 상류에서 동네 꼬맹이들이랑 수영 내기하다가 선녀와 나무꾼 당해서 알몸으로 추격전한 썰, 18시간동안 더러운 야간버스에서 꿀잠자기 등?? 진짜 유튜버해도 될 것 같은게 이상한 일이 나한테만 생김ㅠ
뻘글 죄송해요ㅎㅎ
이집트 의사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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