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선로에는 한명이 묶여있고, 오른쪽선로에는 다섯명이 묶여있습니다."
조회 : 599
추천 : 6
24-04-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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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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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선로를 바꾸면 한명이 죽게되지만, 선로를 바꾸지 않으면 다섯명이 죽게됩니다."
커피 기프티콘을 준다는 명목으로 받아낸 설문조사의 내용은 익숙한 문제였다.
열차선로 문제.
한쪽 선로에는 한명만 묶여있고 반대쪽 선로에는 다섯명이 묶여있다.
그렇다면 둘중에 누굴 죽일것인가?
이 문제는 오랫동안 사회에서 대두되어왔던 문제였다.
"당신은 두 선로에 묶여있는 사람들 중에 누구를 살릴겁니까?"
그리고 이 문제가 나올때마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하나뿐이었다.
"당연히 둘 다 구해야죠."
"둘 다 구하는게 불가능하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봐야죠. 어떻게 그냥 죽게 내버려둬요?"
눈앞에서 사람이 죽으면 찝찝해서 어떻게 놔둔단말인가?
적어도 나만큼은 어떻게 해서는 모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할지도 모른다.
설문조사에서 꺼낼만한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 마음에 거짓말을 하는건 내키지 않았다.
나는 내 대답을 남자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둘 다 구하실겁니까?"
"네? 그렇죠?"
"셋이여도, 넷이여도 전부 구하실겁니까?"
"아마도 그렇겠죠?"
"감동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나에게 뜻밖의 대답을 이야기했다.
내 말에 감동받았다는 남자의 이야기에 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이 남자가 원하던 대답이 바로 내가 이야기한 말도 안되는 결론이었다는건가.
그렇다면 나도 남자도 서로 기분좋은 설문조사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남자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다.
"부디 그 마음 변치 마시길 바라겠습니다."
"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네? 뭘 부탁해요?"
남자의 이야기에 의문을 가지기 무섭게 내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남자의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귓가에 들려왔다.
"부디 모두를 구해주십시오."
그렇게 나는 열차선로 문제에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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