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등산 갔다온 썰 (살짝 괴담)
조회 : 616
추천 : 6
24-04-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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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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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붕이 주말에 혼자 계룡산 갔다옴
벚꽃 이쁘더라
일출보고 싶어서
새벽 세시에 인나서 네시에 산행 시작함
사람 좀 있을줄 알았는데 코빼기도 안보임
진짜 한명도 없더라
살짝 스산한게 걍 다시가서 잘까 싶었는데
일단 가보기로 함
산 아래 있는 절 입구. 그나마 가로등 있어서 조금 안심...
아무도 없고..
근처 절에서 목탁소리 간혹 들림
흔들흔들하는 헤드랜턴에 의지해서 가는데
진짜 한명도 없어서 ㅈ됐다 싶었음..
그래도 곧 해뜨겠지 뭐 하면서 꾸역꾸역 올라감
솔직히 좀 무서웠는데 무슨 용기인지 발이 계속 앞으로 향하더라.
이런건 알려주지 말라고
중턱쯤 풍경. 서서히 여명이 보이는듯 하는 시점..
다행히도 중턱쯤에서 어떤 할아버지 한분 만남.
입산시간 네시부터인데 할아버지는 대체 몇시부터 오신건지;;
인사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올라가는데
할아버지가 이러시는거임
뒤에 올라오는 사람 없었어요?
그러시길래
네 저만 올라왔어요 아무도 없던데요?
하고 아무생각 없이 올라가는데
갑자기 등골이 오싹하더라.
아무도 없다고 말해버려서 실수했나 싶었음
무서워서 존나 열심히 기어 올라감
그래도 풍경이 묘하게 예쁘더라.
정상 다와서 일출 기다리는중에 찍은 사진.
할아버지가 믹스커피 한잔 타주셨는데 맛나게 먹고 쪼꼬바 나눠드림.
나더러 이 시간에 혼자 어떻게 올라올 생각을 했냐며
이놈 참 미친놈이네 하는 눈빛으로 슬쩍 보시더라
할아버지도 원래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신분 계셨다며 영 안보이네.. 이러시는데
내 생각엔 할아버지도 살짝 무서우셨던거 같음.
나도 졸라 쫄았는데 ㅋㅋ
할아버지 먼저 하산하시고
난 좀 더 있다가 일출보는거 성공하고 하산.
날씨가 마냥 맑진 않았는데 운 좋았다.
경치가 아주 예술인거시예요
하산 후 커피한잔.
즐거운 산행이었음
여담으로
산행 전에 모텔방에서 잠깐 눈붙이다가 이상한 꿈 꿨는데
꿈속에서 어떤 검은색 남자가 나 어딘가 지하동굴같은데로 데려갔거든?
내려갔더니 무슨 학살현장 같은거야.
근데 시체라기 보단 뭔가 흩어진것들 쌓여있는게 보이더라고. 그을린거 같기도 하고.
그 가운데에 웬 남자가 돌쇠옷 같은, 그런 흰색 한복 입고 머리채 풀어진채로 엎드려 죽어있더라.
옆에서 검은색 남자가 이사람은 사이비 교주니 뭐니.. 하면서 웅얼거리는데
존나 놀라서 깼음.
계룡산이 무속인 성지라던데 흠..
그래도 동네 분위기 좋고 벚꽃 이쁘고
사람들 친절하고 좋았다.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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