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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아니잖아!?'


내 여자친구였던 와이프(식은 못 올림)와 셋은 반가움을 표시하며 뭐라뭐라 이야기 하며 하하호호깔깔 하는데 들리지 않았음.....

정말 잠깐 시간이 멈추어버린듯 소리도, 눈에 보이는 것들도, 잠깐 내 숨소리 마저 세상 모든 것이 멈추어버렸음...











"아 씨.....X......."



무언가 가슴속 아주 깊숙한 곳에서 올라온 욕설이 그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해주었음. 셋의 하하호호 하는 소리에 묻혀 내가 나지막이 외친 세상 제일 큰소리의 욕설은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았음.



'이게 무슨 일이예요? 말 좀 해봐요!!! 아니.... 아니....!!!! 이... 이거 아니잖아요!!!!!?'



내 안의 목소리에게 마음속으로 소리를 지름.
'아... 교회.... 교회 무슨 일 있는건데요??'

'쟤 색이 왜 뿌옇냐구요!!!!!!!!!!'




마음으로 세상 제일 큰 소리를 지른 것 같음. 순간 내 귀에 압력이 차올라 먹먹한 느낌이 들었음. 



'아 무슨 말이라도 좀 해봐요!!!!!! 쟤 왜 저렇게 된건데요?'


ㅇ ㅏ... 나 꽉 깨문 이 사이로 또 소리가 사라지고 눈물이 눈을 따라 맺히는게 느껴졌음! 

그때 누군가 내 어깨를 퍽 쳤음. 


"뭐하고 있어? 먹으러 나갈꺼야? 집으로 들어갈꺼야? 밥먹으러 가자!" 

'어라?'

내 정신이 다시 돌아오게 해 준 것은 교회였음...  



'뭐야 너 목소리 왜 밝아? 너 살인자 아니었어?'



"아 내가 잠깐 딴생각하느라...;;; 하하 그래 어디갈까?"



"야! 오라고 난리칠 땐 언제고 오니까 뭘 멍때리고 있어?"

순신이의 말에 한번 더 정신이 들었음. 

'아 하하!!! 내가 뭔생각을 하는거야... 그래 일단 놀자!'


그리고 나가서 먹자고 하고 걸어가는데 교회의 등이 회색으로 뿌옇게 보였음....




하아... 먹는게 먹는 것 같지도 않았음.

분명 우리는 하하 호호 하고 있는데 자꾸 내 귀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볼륨보다 내 안에서 생각하는 내 목소리의 볼륨이 훨씬 큼을 느꼈음.

아무리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해도 마인드 컨트롤이 안됐음... 단순한 궁금증 때문이 아님. 

'이건 분명 무슨 일이 있는건 확실한데.... 근데 왜 하필 뿌옇냔 말이야? 하아... 이 자리에서 너 무슨 일 있냐고 묻는건 즐겁게 하하호호 하는데 뭔가 교회를 갑자기 칼로 푹 찌르는 느낌? 그래 있다 해도 지금은 아니다. 제발 별일 아니어라... 그리고 생각 좀 그만하고 일단 좀 즐기자. 심호흡 좀 하고. 으하하하! 웃어 웃어! 억지로라도 웃어!!!!'

하며 난 나도 모르게 인상쓰고 있던 미간을 펴고 입꼬리를 빵끗 과도하게 올려봤음. 

얼굴을 펴니까 마음속 생각의 볼륨도 좀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음. 그렇게 그날은 지나가고...




다음날... 자고 일어나보니 교회가 없다?!



'헉!!! 화장실 갔나?' 
 

어제 과음을 해서 머리가 깨질 것 같았지만 흠씬 두들겨 맞은 것 같은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음. 

'화장실에는 없고 담배피우러 나갔나?' 

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니...

뿌연 회색의 교회가 보였음.



"야... 교회야.... 너 뭔 일 있지?"

"어? OO! 너 어떻게 알았어? 그 목소리가 알려줬어?"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죽이면 안되지 ㅠ 임마!!!!!' 라고 소리 칠 뻔 한 것을 꾹 참고... 최대한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며 물어봤음. 

















"나 회사 짤렸다...."



" 뭐?? "


"하아... ㅅ....ㅂ...." 하고 교회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뭐야 이거?' 순간 사람을 죽인게 아니었어? 하는 안도감이 먼저 밀려왔음. 

'회사를 짤려? 그만 둔 것도 아니고? 아니 그런다고 색깔이 회색으로 변해? 아니 말 좀 해보세요!! 내 안의 목소리님!!!'

그 때 드디어 기다리던 목소리가 들려왔음.


'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색이 변한다.'

"아 뭐야 그런거였어?"


???? 속으로 해야할 말이 육성으로 나왔음.


"하아 나 이제 어떡하냐?" 

"ㅇ ㅏ 난 또 사람죽인줄...ㅇ ㅑ 나 진짜 어제부터 지금까지 마음고생 얼마나 했는줄 아냐? 하아... 어쨋든 그래!!! 들어나 보자 왜? 왜 그렇게 됐는데?"

교회는 자동차 관련 큰회사에 다님. 그런데 코로나의 여파로 인원을 감축한다는데 자기 팀은 딱 필요인원만 있어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4명 중 1명은 독일로 1년간 파견을 가야한다고 했음. 팀장, 과장, 대리, 주임. 

교회는 대리였음. 게다가 과장과 연차가 비슷한 만년대리... 팀장 과장 주임은 가정이 있다함. 교회는 가정이 없음. 자세히 물어볼 수 없었지만 그걸 간다 해도 짬되는 것이라 했음. 애초에 파견이라 쓰고 퇴사라 이해하면 되는 개념 같았음.

"그래서 그게 언젠데?"

"나 요즘 놀아"

"뭐? 언제부터?"

"몇 주 됐어...."

"아.......야 그래도 그쪽 업계에서 너정도 짬밥이면 아무곳이나 갈 수 있는거 아냐? 조금만 기다리면 좋은 소식 있겠지..."

"지금 매출이 전체적으로 떨어져서 쌍X도 우리나라에서 철수한다고 하고 파이 자체가 줄어서... 계속 알아는 보고 있고 주변 사람들도 알아봐준다고 하는데 구하는 데도 없고 연락이 오는데가 없다."

"그정도야?"

"OO아.. 나 어떡하냐? 진....짜.... 죽고 싶다.....ㅠ"


그렇게 난 교회의 눈물을 2번째로 보았음.







'아 이런 마음을 먹으면 색이 그렇게 될 수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은 "야 너 색이 뿌옇게 보여... 그러니까 안 뿌옇게 되게 마음 좀 좋게 바꿔먹어봐..." 할 수가 없었음...

그리고 실제로 내가 저 경험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옆에 앉아 있어 주는 것 말고는 해줄게 없었음... 



'집에만 있는 것보다 움직이고 하다보면 또 때가 오겠지!!!'


"아? 맞다 그럼 너 집에다가는 말했냐?"


"걱정하시게 뭘 말해... 그냥 출근시간에 나와 있는거지... 담배만 핀다 그냥 나와서... PC방 가고..."





여튼 우리집에 왔다 간 교회는 뿌옇게 보였음. 그리고 며칠 후 일 끝나고 보니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음. 다시 전화를 거니


 "OO아! 나 취직 됐다! 아는 형이 뭐라뭐라....%^-*^"

"그래? 뭐하는덴데?"

"차지 뭐" 


"하하하 그래"

근데 더 웃긴 얘기 해줄까? 

"나 이제 과장이다!" 


교회는 더 나은 직급과 연봉으로 같이 일했던 선배 덕분에 그 선배가 먼저 가있던 회사에 스카우트 되어 가게 되었음. 그리고 다시 만났을 때 그의 색은 또렷하게 보였음. 


내가 알 수 없는 세상 일이 많은 것 같았음. 


그리고 내 안의 목소리님!!! 이거 정황상 다 알고 계시는 것 같은데 마음 고생 안하게 미리 좀 알려주면 안됩니까? 왜 중요한 순간에는 자꾸 침묵하심? 



여튼 잘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었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음.



그런데 이상하게 점점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은건 내가 마음이 약해져서인지 일이 커진건지 알수가 없었음.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알아가는게 생기고 있음. 





얼마 뒤 대학 후배 2명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음. 이 둘과는 원래 친하게 지내고 같이 단톡방이 있어 간간이 소식을 전했는데... 내가 대학 4학년때 아버지 사업이 망한 후 나를 잘 챙겨준 동생들이었음. 하나는 남자 하나는 여자. 

남자애는 축구선수 기성용을 닮아 성용이라 하고 여자 후배는 실루엣만 김혜수와 흡사해 혜수와 성용이임. 

이 성용이와 혜수와 내가 있는 톡방은 한참 조용하다가 누가 한번 말을 쓰는 순간 3일간 쉬지 않고 작동함.

추천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