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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풀베개 도입부

조회 : 357

추천 : 2

24-04-27 17:30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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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상을 만든 것은 신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가까운 이웃들과 오가는 보통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들이 만든 인간 세상이 살기 힘들다고 해서 옮겨 갈 나라는 없을 것이다.

있다면 사람도 아닌 사람의 나라일 뿐이다. 사람도 아닌 사람의 나라는 인간 세상보다 더욱 살기 힘들 것이다.

옮겨 갈 수도 없는 세상이 살기 힘들다면, 살기 힘든 곳을 어느 정도 편하게 만들어 짧은 순간만이라도 짧은 목숨이 살기 좋게 해야 한다.

이에 시인이라는 천직이 생기고, 화가라는 사명이 주어지는 것이다. 예술을 하는 모든 이는 인간 세상을 느긋하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까닭에 소중하다.

살기 힘든 세상에서 살기 힘들게 하는 근심을 없애고, 살기 힘든 세계를 눈앞에 묘사하는 것이 시고 그림이다.

또는 음악이고 조각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묘사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직접 보기만 하면 거기에서 시도 생기고 노래도 솟아난다. 착상을 종이에 옮겨놓지 않아도 옥이나 금속이 스치는 소리는 가슴속에서 일어난다. 이젤을 향해 색을 칠하지 않아도 오색의 찬란함은 스스로 심안 (心眼)에 비친다. 그저 자신이 사는 세상을 이렇게 깨달을 수 있고 혼탁한 속세를 마음의 카메라에 맑고 밝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된다. 이런 까닭에 무성 (無聲)의 시인에게는 시 한 구절 없고 무색 (無色)의 화가에게는 아주 작은 그림 하나 없어도 이렇게 인간 세상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렇게 번뇌를 해탈하는 점에서, 이렇게 청정한 세계에 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이 특별하고 유일한 천지를 세울 수 있는 점에서, 사리사욕의 굴레를 없앤다는 점에서 부잣집 자식보다도, 군주보다도, 속계의 모든 총아보다도 행복하다.

이 세상에 살게 된 지 20년이 되어서야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임을 알았다. 25년이 되어서야 명암이 표리인 것처럼 해가 드는 곳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른이 된 오늘날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기쁨이 깊을 때 근심 또한 깊고, 즐거움이 클수록 괴로움도 크다. 이를 분리하려고 하면 살아갈 수가 없다. 치워버리려고 하면 생활이 되지 않는다. 돈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이 늘어나면 잠자는 동안에도 걱정하게 될 것이다. 사랑은 기쁘다. 기쁜 사랑이 쌓이면 사랑을 하지 않던 옛날이 오히려 그리워질 것이다. 각료의 어깨는 수백만 명의 다리를 지탱하고 있다. 등에는 무거운 천하가 업혀 있다. 맛있는 것도 먹지 못하면 분하다. 조금 먹으면 성에 차지 않는다. 마음껏 먹으면 그다음이 불쾌하다.

내 생각이 여기까지 표류했을 때 갑자기 내 오른발이 잘못 놓인 네모난 돌 끄트머리를 밟고 말았다. 균형을 잡기 위해 이크 하고 앞으로 튀어나간 왼발이 실수를 만회함과 동시에 내 엉덩이는 마침맞게 사방 1미터쯤 되는 바위 위로 내려앉았다. 어깨에 걸친 화구 상자가 겨드랑이 아래로 튀어나왔을 뿐 다행히 아무 일도 없었다.

일어날 때 건너편을 보니 길 왼쪽에 양동이를 엎어놓은 듯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삼나무인지 노송나무인지는 모르겠지만, 밑에서 꼭대기까지 온통 검푸른 가운데 불그스름한 산벚나무가 얼룩덜룩 가로로 길게 뻗어 있고 그 경계가 확실히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짙다. 조금 앞쪽의 민둥산 하나가 눈에 띄게 눈앞으로 다가온다. 헐벗은 측면은 거인이 도끼로 깎아내렸는지 날카로운 평면을 골짜기 밑으로 무턱대고 묻고 있다. 정상에 한 그루 보이는 것은 소나무일 것이다.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마저 또렷하다. 앞길은 2백 미터쯤에서 끊어져 있지만 높은 데서 여행자가 움직이며 내려오는 것을 보니 올라가면 그쪽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길은 몹시 험난하다.

흙을 평평하게 하는 일이라면 그다지 힘들지 않겠지만, 흙 속에는 큰 돌이 있다. 흙은 평평히 할 수 있어도 돌은 평평해지지 않는다. 돌은 부술 수 있어도 바위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파헤친 흙 위에 느긋하게 우뚝 솟아 있는 바위는 우리를 위해 길을 내줄 기미조차 없다. 그쪽에서 말을 들어주지 않는 한 넘어가든가 돌아가야 한다. 바위가 없는 곳이라고 해서 걷기 수월한 것은 아니다. 좌우가 높고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어, 마치 2미터 정도의 넓이를 세모꼴로 파고 그 정점이 한가운데를 꿰뚫고 있는 것 같다고 평해도 좋다. 길을 간다기보다 강바닥을 건넌다고 하는 것이 낫다. 물론 서두르는 여행길이 아니기에 어슬렁어슬렁 꼬부랑길로 접어든다.

홀연 발밑에서 종달새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골짜기를 내려다보았으나 어디서 우는지 자취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울음소리만 또렷하게 들려올 뿐이다. 쉬지도 않고 부지런히 울고 있다. 사방 수십 리의 공기가 온통 벼룩에 물려 더 이상 배겨내지 못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새가 우는 소리에는 잠깐의 여유도 없다. 화창한 봄날을 울며 보내고 울며 지새고 또 울며 지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어디까지고 올라가고 언제까지고 올라간다. 종달새는 틀림없이 구름 속에서 죽을 것이다. 계속해서 올라간 끝에 구름 속으로 흘러들어 떠돌다가 형체는 사라져 보이지 않고 그저 울음소리만이 하늘 속에 남는 것인지도 모른다.

바위 모서리를 예리하게 돌아, 맹인이라면 곤두박질치며 떨어질 만한 곳을 오른쪽으로 아슬아슬하게 꺾어 옆을 내려다보니 온통 유채꽃이다. 종달새가 저곳으로 떨어지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아니, 그 황금 들판에서 날아오른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다음에는 떨어지는 종달새와 날아오르는 종달새가 열십자로 엇갈리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떨어질 때도 날아오를 때도 또 열십자로 엇갈릴 때도 힘차게 계속 울어댈 것이라고 생각했다.

봄에는 졸린다. 고양이는 쥐 잡는 것을 잊고, 사람은 빚이 있다는 걸 잊는다. 때로는 자신의 혼이 있는 곳조차 잊고 당황한다. 다만 멀리 유채꽃을 바라보았을 때는 눈이 번쩍 뜨인다. 종달새 소리를 들었을 때 혼이 있는 곳이 분명해진다. 종달새는 입으로 우는 것이 아니라 혼 전체로 운다. 혼의 활동이 소리로 나타난 것 중에서 그토록 힘찬 것은 없다. 아아, 유쾌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유쾌해지는 것이 시다.

문득 셸리 1의 시 「종달새에게」가 떠올라 암송하고 있는 구절만 입속으로 외어보았으나 기억하고 있는 건 두세 구절에 지나지 않았다. 그 두세 구절에는 이런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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